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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켓 구입
아스날 홈경기 티켓 구매 난이도가 극악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리버풀 홈경기 다음으로 어렵다는) 실제로 구하려고 하니 더욱더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이 경기의 공식홈페이지 Ticket Ballot(멤버십 회원에 한하여 추첨하여 당첨이 되면 좌석을 배정하는 제도 : 이전에는 Red멤버십보다 위 단계의 멤버십인 골드나 플래티넘 멤버십 회원들에게 티켓 구매 우선권을 부여했으나 올 시즌부터는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 기간에는 여행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티켓을 공홈에서 구할 방법은 멤버십에 가입하고 다른 사람들의 취소표를 구하는 Ticket Exchange(티켓 익스체인지)밖에 없었다.
혹시 티켓 익스체인지로 표를 못구할 것을 대비하여 암표 사이트인 라이브풋볼티켓과 스텁허브도 봤지만 티켓가격이 괜찮은 자리는 대부분 200파운드를 넘었다. 거의 4~5배 가격에 표를 구하기에는 여행 예산이 넉넉지 않았다.
경기 한 달 전부터 티켓 익스체인지를 틈날 때마다 시도했으나 경기 열리는 주 전까지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 티켓 익스체인지에 표가 떴다 하더라도 내가 누르면 이미 누군가 가져간 뒤였다.
답답하던 찰나 경기 킥오프 주에 들어서니 취소표가 급격하게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경기 4일전 영국 사람들이 거의 다 자는 한국시간 오전에 서포터즈석(숏사이드) 낮은 구역(로워) 앞에서 26번째 줄 좌석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여러 블로그나 사이트들에서 얘기한 한국 시간 0시~3시에 주로 도전을 했었는데 오히려 오전시간이 나에게는 기회가 되었다.(참고로 한국시간 0시~3시는 유럽 사람들이 대부분 활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나한테는 오히려 티켓 구하기가 더 어려운 느낌이었다. 티켓이 떠서 클릭하면 다 누가 가져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어서 티켓 구입순서를 요약하자면,
① 멤버십 가입(Red 멤버십을 가입하면 된다.)
② 티켓 발롯(Ticket Ballot)일정에 맞춰 응모(발롯)를 넣는다.(만약 내가 티켓을 구하려 할 때 티켓 발롯 기간이 끝났다면 ③의 과정으로 넘어간다.)
③ 티켓 발롯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이제 티켓 익스체인지 기간을 노린다.(티켓 익스체인지가 열리는 날을 공지하지는 않고 본인이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서 티켓 익스체인지 버튼(아래의 빨간 동그라미)이 활성화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④ 티켓 익스체인지 기간이 되면 틈이 날 때마다 해당 경기의 티켓 익스체인지 화면으로 들어가서(하단 왼쪽 그림) 한 손으로는 토글을 한손으로는 하단의 빨간색 부분(하단 왼쪽 그림에서 티켓이 뜬 부분)을 마구마구 터치해 준다.(티켓이 뜬 걸 확인하고 누르면 이미 늦는다.)
※ Include Tickets Posted on Ticket Exchange 토글은 항상 뜨는 게 아니고 티켓 익스체인지에 티켓이 올라오면 그 시점으로부터 15분간 떠 있는다.
※ 모바일로 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PC로 하면 좌석 그림이 나오는 시간이 걸려서 더 느리다.
※ 하단 오른쪽 그림은 티켓이 떠서 눌렀으나 이미 누가 가져가서 좌석이 없어졌다는 메시지의 화면
⑤ 경기 당일 그 주에 티켓이 가장 많이 뜨기 때문에 안 구해진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시도한다.
⑥ 포기만 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한다면 웬만하면 티켓을 구할 수 있겠지만 만약 못 구한다면, 해외 암표사이트(라이브풋볼티켓, 스텁허브 등)(해외 암표사이트는 가끔 가짜표를 받는 분들도 있다 하여 리스크가 있음)나 국내 구매대행 사이트(클룩, 티켓가이드, 마이 리얼트립 등)를 통해 티켓을 구한다.
2. 직관 후기
티켓 구입에 대한 후기가 너무 길어서 당황하셨을 수도 있지만 사실 보는 건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고 티켓 구입이 가장 큰 문제라 길게 설명했다.
내가 직관한 경기는 2023-2024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아스날과 울버햄튼의 경기였다. 요즘 울버햄튼에서 우리나라의 황희찬 선수가 맹활약하고 있어 직접 보고 싶어 이 경기를 택한 것도 있고, 어릴 때부터 아스날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서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경기장 밖에는 동상들도 많고 그동안의 아스날의 발자취 등을 볼 수 있는 사진들도 많았다.
경기장 내부도 찍어봤다. 경기장 내부에 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아스날에 대한 응원문구가 적혀있는데 그 가운데 한국어도 있어서 반가웠다.
내가 영국에 있는 동안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흐리고 비가 왔는데 운이 좋게도 이 날은 경기 시작 전 아주 잠깐 구름이 걷혀서 그나마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물론 경기 중에는 또다시 흐렸지만ㅎㅎㅎ
내가 경기를 보며 앉아있던 자리에서의 뷰다. 정말 가깝진 않았지만 1층이었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뚜렷하게 다 보였다.
다 좋았는데 서포터스석의 큰 단점이 하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의 룰인지는 모르겠으나 서포터즈석 관중들은 경기 내내 절대로 앉지 않는다. 서포터즈석을 예약하실 분이라면 이 점은 꼭 참고하면 좋겠다.
경기 막판에는 살짝 허리와 다리가 아파왔다...
이 날 경기는 아스날의 2대 1 승리로 끝이 났다. 전반전은 아스날이 완전히 압도하면 두 골을 기록했고, 후반전 막판에 울버햄튼이 한 골을 기록해 따라가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이 흐르는 쫄깃한 경기였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아스날이 후반에 살짝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에서는 아스날이 한수 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희찬 선수는 이전 경기 풀럼전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이 날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였던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의 플레이모습을 볼 수 있었던 나에게는 정말 특별하고 꿈같았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프리미어리그 직관을 꿈꾸는 분들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 꿈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